"고양이는 집사가 누구든 상관없다."
밥만 주면 된다는 뜻이기도 하고, 사람에게 특별한 감정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해요.
고양이를 키우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거예요.
'내가 없어도 이 고양이는 아무렇지 않겠지'라고요.
근데 행동학 연구가 이 전제에 조금씩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어요.
고양이-사람 관계를 애착이라는 틀로 들여다본 연구들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나오기 시작했는데, 결과가 '고양이는 무관심하다'는 통념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아요.
왜 고양이는 애착이 없어 보인다고 느끼는 걸까요
부르면 오지 않고, 집사가 들어와도 마중을 나오지 않으며, 스킨십을 먼저 요구하지 않아요.
개와 비교하면 반응이 작고, 감정 표현이 눈에 잘 안 띄죠.
근데 이 '무반응처럼 보이는 상태'가 실제로 무관심인지, 아니면 표현 방식이 다른 건지는 구분해볼 필요가 있어요.
고양이는 단독 생활을 기반으로 진화한 동물이에요. 개처럼 무리 생활과 협력 사냥을 기반으로 진화한 종과 감정 표현 방식이 같을 이유가 없잖아요. 행동이 적다고 해서 감정 상태 자체가 없다는 뜻은 아닐 수 있어요.
집사분들이 자주 오해하는 장면 중 하나가 고양이가 멀찍이 앉아서 지켜보는 상황이에요. 이걸 무관심으로 읽는 경우가 많은데, 일부 연구자들은 이 '거리를 유지하며 가까이 있는 행동' 자체가 집사를 안전기지로 인식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봐요.
연구에서 본 고양이-사람 애착
Vitale 등(2019)의 연구는 영아 발달 연구에서 쓰이는 낯선 상황 실험(Strange Situation Test)을 고양이에게 적용했어요.
고양이를 집사와 함께 낯선 공간에 두고, 집사가 자리를 비웠다 돌아왔을 때의 반응을 보는 방식이었어요.
결과를 보면, 고양이의 상당수가 집사가 돌아왔을 때 탐색 행동을 재개하거나 집사와의 거리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반응했어요. 연구팀은 이 패턴이 영아나 개에서 나오는 안정 애착과 비슷한 형태를 보인다고 봤어요.
이 결과를 "고양이도 개처럼 집사를 사랑한다"로 단순화하는 건 무리가 있어요. 실험 조건과 일상은 다르고, 개체마다 반응 차이도 컸거든요. 다만 고양이-사람 관계가 '무관심한 공존'으로만 설명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예요.
애착이 있어도 개처럼 표현하지 않는 이유
고양이가 집사에게 애착과 유사한 반응을 보인다고 해도, 그 표현 방식은 개와 상당히 달라요.
고양이는 느린 눈 깜빡임, 머리를 가져다 대는 행동, 꼬리를 세우고 다가오는 것처럼 절제된 방식으로 신호를 보내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신호들은 달려오거나 뛰어오르는 것에 비해 작고 빠르게 지나가기 때문에 집사가 놓치기 쉬워요.
"우리 고양이는 표현이 없다"고 느끼는 집사분 중에서, 실제로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데 읽히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요.
모든 고양이가 동일한 수준의 애착을 형성하는 건 아니에요. 어릴 때의 사회화 경험, 개체 기질, 함께 사는 환경이 모두 영향을 주거든요. 하지만 고양이라는 종 전체를 '무관심한 동물'로 묶는 것도 연구 결과와 잘 맞지 않는 단순화일 수 있어요.
고양이가 집사에게 무관심하다는 통념은, 고양이의 표현 방식을 개의 기준으로 읽어온 결과일 수 있어요.
애착의 유무보다 표현 방식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고양이와의 관계를 더 정확하게 읽는 출발점이 될 것 같아요.
우리 고양이 눈에 나는 어떤 집사일까? 고양이 시점 집사 쓸모 평가서 테스트에서 일상 행동 패턴을 기반으로 관계를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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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Vitale, K. R., Behnke, A. C., & Udell, M. A. R. (2019). Attachment bonds between domestic cats and humans. *Current Biology*, 29(18), R864–R865.
